반복되는 온라인 먹튀 경로를 읽어내는 스타트업
온라인 사기가 더 이상 뉴스에만 나오는 일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카카오톡으로 온 링크 하나, 지인처럼 말 거는 메신저 계정 하나, 혹은 아주 그럴싸한 디자인의 결제 창 하나. 피해자들은 대부분 비슷하게 말한다. “처음엔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문제는 이 ‘아무렇지도 않음’이 지나치게 자연스럽다는 데 있다.
주식회사 먹튀위크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시작된 정보 기반 스타트업이다. 2019년에 설립되어 현재 6년 차를 맞은 이 회사는, 단순한 사기 제보 수집 사이트가 아닌, 다양한 온라인 사기 유형을 정리하고 구조화해 사용자들이 '판단 가능한 상태'로 접근할 수 있게 돕는 플랫폼을 만들어왔다.
기록을 모으는 것이 아닌, 반복을 읽어내는 방식
먹튀위크의 가장 큰 특징은 ‘사례’보다 ‘경로’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다이슨 청소기, 명품 팔찌, 고급 IT기기 등 흔히 거래되는 물품을 미끼로 유도되는 중고 거래 사기. 이들의 공통점은 플랫폼을 벗어난 외부 메신저 유도, 익숙한 브랜드로 위장된 피싱 페이지 연결, 그리고 유사한 말투와 절차적 흐름이다. 먹튀위크는 이 개별 사례들을 시간대, 접근 방식, 시나리오별로 정리해 ‘반복되고 있는 사기 시퀀스’를 보여준다.
이는 사용자들이 “이 사례가 내 경우와 얼마나 유사한가”를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후기나 댓글로 파편화된 정보가 아니라, '누군가 실제로 이 길을 밟았고, 이 타이밍에 멈췄어야 했다'는 걸 보여주는 형태다.
검거보다 중요한 건, 판단할 수 있는 타이밍
먹튀위크가 주목하는 개념 중 하나는 ‘회피의 순간’이다. 많은 사용자들이 사기를 직감하는 순간이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해 행동하지 못한다. 이 플랫폼은 바로 그 시점을 위한 도구다. 예컨대 상대방의 말투가 갑자기 공손해지거나, 비정상적으로 세련된 결제 링크가 등장할 때, 혹은 후기 요청에 대한 반응이 흐려질 때, 이런 흐름 하나하나가 먹튀위크에는 구조화된 사례로 정리돼 있다.
이 정보를 통해 사용자는 단순히 '경고'가 아닌 '참조 가능한 흐름'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타이밍 안에서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먹튀위크는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근거를 만들어주는 쪽에 가깝다.
서비스라기보다, 살아 있는 사례집
먹튀위크가 구축해온 자료들은 지금도 계속해서 갱신되고 있으며, 특정 시기마다 유행처럼 등장하는 사기 유형도 빠르게 포착된다. 2020년부터 확산된 문자 사기, 2021년부터 증가한 네이버페이 사칭 결제 링크, 최근 다시 떠오른 유명 커뮤니티 도용 사기까지—이 모든 사례들은 단순 누적이 아닌 정제 과정을 거쳐 하나의 구조적 문서로 변환된다.
이런 방식은 결과적으로 ‘온라인 사기 유형의 지도’를 만들어낸다. 사기의 수법은 달라질 수 있지만, 반복되는 구성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먹튀위크는 그 지점을 추적해 사용자에게 ‘보게 하는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사기 예방은 결국 속도 싸움이 아니다. 더 빠르게 알아차린다고 해서 모두가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건, 판단을 위한 정보가 '어떻게' 정리되어 있는가다.
먹튀위크는 경찰도 아니고, AI 감시 시스템도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 당하기 직전까지 갔던 흐름을 되짚고, 그 흐름 속에 익숙한 이질감을 감지하게 만드는 역할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
그것이 플랫폼의 본질이든, 사례집이든, 교육 자료든. 이름이 뭐든 간에, 지금 같은 시대에는 분명히 필요해진 유형의 회사다.